Darioush – Cabernet Sauvignon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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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와이너리에 가서 마셔보고 한참 고민 후에 등 떠밀려 구입 했던 Darioush. $75.

맛을 보지 않아도 그 향만으로 만족 할 수 있는 와인이 있습니다.

…이게 와인 몇 병 좀 마셨다고 평론가 폼 잡는 개소리하는게 아니고… –;
정말 저 같이 와인을 마시기 위한 공부 따윈 거의 하지 않고, 들려오는 지식만으로 그런가보다~하며
대충 마시는 사람까지도 ‘아…’ 하고 알 수 있는 그런 향이 있더라구요. (많은 경우 가격과 비례하는 일이 많아서
지금 형편으로 그리 자주 느낄 수는 없는 한편으론 좀 안타까운 경험이지만서도… ㅠㅠ)
코르크를 따기만 해도 멀리까지 날려오는 희미한 미소가 지어지는 다채로운 꽃 향기와, 따르고 잔을 돌려서
얼굴에 살짝 가까이만 가도 알 수 있는 강렬한 향의 합중주(…얼씨구)는 마시지 않고 그대로 잔을 들고
향 만으로도 몇 십분이라도 즐길 수 있는, 맛과는 또 다른 행복감을 선사합니다.

와이너리에서 자칭 ‘고대 페르시아의 왕’ 이라고 표현함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강렬하고 벨런스 잡힌 풀 보디의
와인 입니다. 살짝 단 맛이 강한가? 싶은 첫 인상과 동시에 또 그에 준하는 다른 특징과 잘 어울려져 부드럽게
목을 타고 넘어갑니다. 14.8%의 알콜도 크게 튄다던가 하지 않고 그 은근한 강함은 연이은 몇 잔 뒤에나
이미 벌겋게 된 자신의 얼굴을 보고 께닿게 됩니다.
오랫 만에 큰 마음 먹고 연 와인은 기대 했던 그대로의 느낌을 되살려 주네요.

‘아, 맞아. 세상엔 이런 와인도 존재했었지.’ 하고…

이제 이걸 잘 기억에 새겨 두고 한 동안 $10 전후의 와인을 마셔야지요… 몇% 부족함을 통감하며… ㅜㅜ

덧-
Darioush는 하숙집 형의 오랜 컨택과 노력 끝에 한국에 소개 되었습니다. 단 몇십 케이스 정도의 소량이지만
현재 동원와인플러스에서 수입하고 있고 판매는 일부 호텔에서만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 안드로메다로 가서… 무려 한 병에 50만원선으로 들었습ㄴ…
…수입을 추진 한 형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지만 그래도 사 먹을 사람은 사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세상에.

Lafond – Pinot Noir 2004, Darioush – Cabernet Sauvignon 2001, Flora Springs – Cabernet Sauvignon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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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기념으로 여신걸 염치 불구하고 한잔씩 받아 마셨습니다.

다 참 맛있었습니다. 끝.

…하고 끝내기는 뭐하니 첨언하자면, Lafond는 Pinot Noir가 이런 맛도 낼 수 있다는걸 가르쳐준

고마운 와인이었습니다. 이전에 시도해본 몇 안되는 피노들은 뭔가 옅은게 좋게 말하면 섬세하고 부드럽고

나쁘게 말하면 물탄 맛(…)이란 느낌이었는데 이건 뭔가 나름 강한 맛과 부드러운 과일 맛, 그리고 멋진 향이

어우러져서 의외로 아주 좋았어요. 나파나 소노마쪽이 아닌, 켈리포니아 훨씬 남쪽에 위치한

산타바바라에 있는 와이너리라는 점도 재미있었습니다.

마침 친구 놈 하나가 그쪽에 가있는데 나중에 기회되면 겸사겸사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Darioush는 뭐… 더 말이 필요 없고요. 언제나 감탄이 나오는 맛이라…ㅜㅜ

Flora Springs는 나쁘진 않았는데 앞의 둘 보다는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비교가 돼서 더 그렇게 느껴진걸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술로 한 해를 마무리해주신 D형님께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