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중…


조폭(?) 형님이 오랫만에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해서 형님 가게에서 파는 와인 몇 병을 땄습니다.
오른쪽의 끼앙띠는 보관이 잘못 되었는지 맛이 이상해서 거의 남기고 다른 것 두 병을 더 마셨는데…
이름이고 맛이고 기억이 잘 안납니다. 워낙 술이 약해서… -_-;
좀 있으면 이사간다고 나름대로 센치한 기분으로 만든 자리란 느낌이었는데,
그 분 평소의 걸걸하고 무신경한 성격과 너무 안어울려서 조금 웃기기도하면서 한편으론 고맙기도 했습니다. ^^

이사가는 곳은 한국에 있는 친구 Hyun군의 소개로 알게 된 한국 분의 집인데, 이 집 주인 아주머니 아들 되시는 분이 우연찮게 또 이 조폭 형님과 아는 사이여서, ‘세상 정말 좁구나…’ 하고 이야기 했지요.
다섯 다리만 건너면 세상 모든 사람과 안면 튼다는 말이 정말 맞는가 봅니다.

Chateau Mont-Perat 2003


신의 물방울에서 극찬을 했던 샤토 몽페라.
원작에선 2001년산이었지만 3권 마지막에 보니 2003년산 역시 그레이트 빈티지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집에서 차로 약 30분 떨어진 와인샵에 재고문의 해보니 있더군요.. 무려 단돈 $15.
있는 돈 탈탈 털어서 세병 다 사가지고 왔습니다. 소테른산 귀부와인 한병과 세일하던 로제와인 하나와 함께. ;
일종의 도매상인지, 큰 창고 한가득 와인이 뉘여져 있는걸 보니 감탄이 나오더군요.


실은 레드와인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먹었던 레드가 싸구려였던지라 (물론 싸구려가 나쁘다던가 하는 말은 아닙니다만) 떫고 쓴맛이 강하고 뭣보다 넘기고 나서 뒤따라오는 화학향(?) 같은게 싫었거든요. 그게 첫인상으로 남아서 계속 이미지가 안좋았지요.
근데 이번 와인을 기회로 그런 이미지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잔에서 올라오는 강한 와인향도 좋지만, 쓰고 떫은 맛이 불쾌하지가 않고 입에 달라 붙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뭣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건 넘기고 나서 코로 올라오는 알 수 없는 고소한(?)향 같은 것.
마시고 나서도 잠시 동안 코로 숨 쉴때마다 이 고소한 향이 느껴지는게 너무나 좋았습니다.

참고로 함께한 저녁은 돼지비계 숭숭 썰어 넣은 김치찌게. 나름대로 잘 어울리던데요. ^^

Beringer- White Merlot 2005


아는 형이 느닷없이 술마시자고 해서 안주와 함께 구입한 Beringer White Merlot.
오늘의 뽑기는 대성공입니다. ㅠ_ㅠ
쓴맛도 신맛도 거의 없고 향도 좋으면서 달콤한게..
화이트 진판델을 상기하면서 한모금 마셨다가 예상치 못한 맛에 깜작 놀랐지요.
형은 소주를 마시고 와인은 저 혼자 한병을 다 비웠습니다. 물론 그대로 쓰러졌지요.
술술 잘 넘어가더라고요…-_-

화이트 메를로White Merlot는 10년전 프랑스 랑그독Languedoc지방에서 시작되었다는데,
이 지역에서는 진판델종이 자라지 않아서 화이트 진판델 시장에 참가하기 위해 뽀땅뜨Fortant 양조장에서 메를로종을 사용해서 처음 만들었다고 하네요.
미국산 화이트 메를로가 약간 단편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저 같은 사람한테는 딱 좋습니다.
가격도 $4 정도로 저렴한 편이라 앞으로 종종 구입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안주로 만든 카레/마늘 양념 오븐구이 닭다리는 먹기 바빠서 사진 찍는걸 깜박했다는…;

Hacienda- White Zinfandel 2004


와인을 한잔 마시고는 싶은데 한병을 따기엔 좀 애매한 사람.
혹은 집에 술을 마시는 사람이 없는데 손님을 초대해야할 경우.
대충 그런 취지하에 나온 작은병 와인들입니다. Hacienda라는 저렴한 켈리포니아 와인.
어떤 것들은 병이 플라스틱으로 되어있는 것도 있던데 일단 이건 유리군요. 이전에 알바하던 가게에 놀러갔다가 있길래 친분을 이용(?), 개당 1달러에 집어 왔습니다.
몇ml인지는 안써있는데 정말 딱 한두잔 나오는 양이네요. 문제는 캡 부분이 좀 부실해서.. 열리지 않고 빙글빙글 돌기만 하면서 나사산이 뭉개지더군요. 결국 칼로 끊어주어야했다는. 물론 다시 닫는 것도 무리였는데.. 애초에 이걸 남길 일은 별로 없을테니 그점은 문제 없을지도..
언제나처럼 화이트 진판델부터 마셔봤는데 약간 쓴맛이 있습니다만 나름대로 먹을만 합니다. 뭣보다 저번의 Turning Leaf처럼 시지 않아서 좋아요. 그건 제겐 너무 새콤한 편이라 마실때 마다 좀 고역이었지요..(신거 못먹는 타입)-_-
나중에 Merlot하고 Chardonnay도 도전해봐야 겠습니다.

(대낮부터 얼굴 벌개져 있음) *^^*

Turning Leaf – White Zinfandel 2005

2005년산 Turning Leaf – White Zinfandel. $4.50
순전히 색깔이 이뻐서 집어들었습니다. -_-
새콤맛이 좀 있고 떫은 맛도 약간.  덕분에 달달한 맛이 가려져서 개인적으론 Beringer가 더 나은 듯.
조금 더 crisp한 느낌도 있는 것 같고요. (맞는 표현이려나;)
크게 떙기지 않아서 혼자 다 마시려면 시간이 좀 걸릴듯..

맘에 안들면 별게 다 거슬린다고..
덩달아 뭔가 마음에 안드는 마개.
코르크가 아니라 밀도 높은 스티로폼(?) 같은 재질..
다시 막기 힘들어요. T_T

Beringer- 2005년 white zinfandel

마근엄님의 근엄공간에서 관련 포스팅 보다가 생각이 나서 트랙백..

지금 막 마시고 있는 로제와인 입니다.

2005년산 베린저(Beringer) 입니다.
집 근처 마트에서 세일하길래 둘러보다가 덥썩 집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단돈 4달러 라더라구요. =_=;

동네 가게 가면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켈리포니아 와인중의 하나로,
딱 보면 “이건 화이트 진판델(white zinfandel)포도종으로 만들었소!!” 라고 써있어서
저 같은 문외한도 참 알기 쉽습니다.
병들이 이것저것 많을땐 그냥 투명붉으스름한 와인이 있는 곳에 가보면 대부분
화이트 진판델류 와인들이지요. ^^

맛은.. 으음.. 어떤게 맛있는건지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뭐라하기 애매한데,
귀부와인만큼은 아니지만 달달한게 괜찮습니다. 어찌보면 약간 밍밍한것 같기도 하고..
처음에 따서 마셨을땐 좋다가 끝에 약간 신맛?인지 뭔가 코를 자극하는 맛이 약간 거슬렸는데 다음날 마시니까 그런게 없어진 것 같더군요. 그때 제가 이상했던건지, 며칠 지나서 맛이 달라진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아하하하 
뭐, 계속 이것저것 마시다보면 언젠가 조금은 감이 오겠죠 뭐. -_-a

다른 것들도 아직 세일중인것 같으니 나중에 다시 한번 가봐야 겠네요..

귀부와인을 마셔보다.♡

시험 두개 치르고 한숨 돌리는중 입니다.
자기 전에 와인 한병을 따봤지요.
먼저 라벨을 읽어보자면..
2000년
샤토(Chateau)..
Roumieu-Lacoste (읽을줄 모름-_-;)
Haut-Barsac(역시 못 읽음..) , 소테른(Sauternes)
그리고 그 아래엔 만든 사람 이름이 둘 있는데.. 못 읽겠어요.orz 프랑스말 어려워..

흔히 말하는 디저트 와인 중 하니인 귀부와인 입니다.
소테른 지방의 와인으로, 귀부병(곰팡이균의 일종이라네요)에 걸려서 농축된 당도를 가진 포도알로만 골라서 만들기에, 만드는데 버려지는 양이 80%나 되고 덕분에 한 그루의 나무에서 한 잔 정도의 와인만이 나온다고 합니다.

집 근처에 와인샵이 있어서 갔다가 한 번 맛보고자 샀습니다. 375ml의 작은 병이고 가격은 $20정도.
맛은.. 정말 벌꿀인가 싶을 정도로 달콤하더군요.
만화에서라면 뒷배경에 꽃들이 휘날리고 벌들이 날라다니고~ 하는 표현효과가 나올법한..
저 같은 와인 생초보에겐 (게다가 술도 약한…) 이런 달콤한 와인이 좋은 것 같습니다.
뭔가 복잡한 이름의 와인들도 많은데, 뭣보다 자신의 입맛에 맛는걸로 시작해서 취미를 붙여나가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우리나라보다 와인 가격이 상당히 싼 편이라고 하니 이따금 즐겨봐야 겠습니다.

근데…
…디저트 와인은 훌륭했는데 정작 그 전의 메인디쉬는 너무나 초라했었다는 후문이..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