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간 집은 와인 하우스


기묘한 인연으로(?) 이사하게된 집입니다만, 더더욱 기묘하게도 집주인 아주머니와 아들분이 미국의 고급(강조!) 와인을 한국에 수출하는걸 생업으로 하고 계셨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확 띄는 것은 역시 그분의 개인 컬렉션이 들어있는 대형 와인셀러. 그 외에도 집 여기저기에 와인 박스와 관련 정보지 등등이 널려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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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_……………………음.. 그러니까.. 이런거군요.|….|

할렐루야! 알라! 관세음보살! @▽@/ (펄떡펄떡~)

정말 기연이랄까요. 미국 와인에 관해선 어디 물어볼데도 없고 했는데 이 기회에 여러 싸고 좋은 미국 와인에 관해서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회가 되면 나파밸리나 소노마 같은 곳의 와이너리도 구경가보고 말이지요.. 주변에 전문가가 계시니 이렇게 마음 든든할 수가!!

_M#]

여러모로 유익한 연을 만들어준 hyun군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m-_-m

Chateau de Valcombe 2002


세일 하길래 집었던 와인. $7 정도. 못 참고 이삿짐 옮기면서 한병 빼왔습니다.
따자마자는 좀 떫고, 한 2~30분뒤 정도가 되니 떫은 맛이 좀 가시고 마시기 좋은 듯 했습니다.
그래도 좀 높은듯한 타닌 덕분에 좀 입안이 텁텁하긴 하더군요. 이런걸 드라이하다고 하나?–
향은 좋은 편이고… 여운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식사와 함께하면 좋을듯.

와인 오프너를 따로 사지 않아서 평소엔 맥가이버칼에 달린걸로 땁니다. 자취생활하거나 타지에 나와있을때 이만큼 유용한 도구도 또 없지요… 좀 크긴 합니다만 그만큼 용도도 다양합니다.
간편하진 않지만 그래도 뭔가 뻥~하고 잡아 뽑는 손맛이 있어서 즐겁지요. ^^
나중에 전용 오프너도 하나 사볼까~ 합니다.

Chateau Lamothe Guignard 2003


와인 가게에 있던 가장 싼 풀보틀. $22. 이 정도면 꽤 살만한 가격대이지요.
잘은 모르겠는데 deuxieme crus(2등급)에 속해있는 귀부와인인가 봅니다.

마신지 꽤 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일단 혀를 마비시킬 정도로 꿀처럼 단 맛이 기억에 남습니다. 예전에 마셨던 것보다 당도가 높은듯 싶어서,
몇모금 마시다보면 조금 질려서 내려 놓고 있게 됩니다.
함께 마셨던 dgyu군과 여친님은 연신 “이건 포도가 아니야” 라고 중얼거리더군요. ^^;

…실은 지금 딱 와인이 한잔 하고픈 기분인데, 이삿짐에 박스째 몽짱 옮겨버렸습니다. orz
맥주는 있긴한데 왠지 없으니 더더욱 와인이 땡기네요… 흑

이사중…


조폭(?) 형님이 오랫만에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해서 형님 가게에서 파는 와인 몇 병을 땄습니다.
오른쪽의 끼앙띠는 보관이 잘못 되었는지 맛이 이상해서 거의 남기고 다른 것 두 병을 더 마셨는데…
이름이고 맛이고 기억이 잘 안납니다. 워낙 술이 약해서… -_-;
좀 있으면 이사간다고 나름대로 센치한 기분으로 만든 자리란 느낌이었는데,
그 분 평소의 걸걸하고 무신경한 성격과 너무 안어울려서 조금 웃기기도하면서 한편으론 고맙기도 했습니다. ^^

이사가는 곳은 한국에 있는 친구 Hyun군의 소개로 알게 된 한국 분의 집인데, 이 집 주인 아주머니 아들 되시는 분이 우연찮게 또 이 조폭 형님과 아는 사이여서, ‘세상 정말 좁구나…’ 하고 이야기 했지요.
다섯 다리만 건너면 세상 모든 사람과 안면 튼다는 말이 정말 맞는가 봅니다.

Chateau Mont-Perat 2003


신의 물방울에서 극찬을 했던 샤토 몽페라.
원작에선 2001년산이었지만 3권 마지막에 보니 2003년산 역시 그레이트 빈티지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집에서 차로 약 30분 떨어진 와인샵에 재고문의 해보니 있더군요.. 무려 단돈 $15.
있는 돈 탈탈 털어서 세병 다 사가지고 왔습니다. 소테른산 귀부와인 한병과 세일하던 로제와인 하나와 함께. ;
일종의 도매상인지, 큰 창고 한가득 와인이 뉘여져 있는걸 보니 감탄이 나오더군요.


실은 레드와인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먹었던 레드가 싸구려였던지라 (물론 싸구려가 나쁘다던가 하는 말은 아닙니다만) 떫고 쓴맛이 강하고 뭣보다 넘기고 나서 뒤따라오는 화학향(?) 같은게 싫었거든요. 그게 첫인상으로 남아서 계속 이미지가 안좋았지요.
근데 이번 와인을 기회로 그런 이미지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잔에서 올라오는 강한 와인향도 좋지만, 쓰고 떫은 맛이 불쾌하지가 않고 입에 달라 붙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뭣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건 넘기고 나서 코로 올라오는 알 수 없는 고소한(?)향 같은 것.
마시고 나서도 잠시 동안 코로 숨 쉴때마다 이 고소한 향이 느껴지는게 너무나 좋았습니다.

참고로 함께한 저녁은 돼지비계 숭숭 썰어 넣은 김치찌게. 나름대로 잘 어울리던데요. ^^

Jonesy Old Tawny Port Wine


달달하고 저렴한 디저트 와인 뭐가 좋을까라는 질문에 와인 가게 아저씨가
“이 가격에 이런 맛이라는걸 믿을 수 없을거다.” 라고 극구 칭찬을 해서 구입하게된 호주산 포트와인. 단돈 $10.
Trevor Jones라는 사람이 만들었다는데… 찾아보니 Robert Parker’s The Wine Advocate 라는 곳에서 100점 만점중 93점을 줬다는 것 같습니다. 포트와인이라 그런지 마개도 캡으로 되어있고… 여지껏 마시던 와인과는 느낌이 확실히 다르더군요.

오오… 확실히 맛은 있는데…
달아요. 매우매우. 뭐랄까… 마치 캬라멜 시럽 같이 달아요. -_-;;
개인적으로 단 와인을 좋아하는 편인데, 혀가 알알할 정도로 다니까 오히려 당황스럽더군요. 저 정도 따라놓고 반쯤 마시니까 약간 질리더랍니다. 정말 말 그대로 식후 디저트 와인으로 조금만 따라 마시면 딱 좋을 듯.
색은 좀 특이하게 블랙커피 같은 색이고.. 매우 짙은 향이 좋습니다.
브랜디 덕분인지 알콜 도수가 18도나 되어서 작업주(?)로는 제격일 듯…^^

Kendall-Jackson – Riesling 2005


맛있네요. :D
앞서 마신 Chardonnay같은 화이트 와인인데 조금 더 단맛이 있고 신맛은 약한편.
전에 것이 시고 써서 그냥 먹기 좀 뭐했다면 이건 적당히 벨런스가 맞아서 그냥 홀짝거리기 딱 좋은 느낌입니다.
달콤한 과일향도 좋고요..  (…아우, 완전 표현력 미달..-_- 책 좀 읽어야하는데.;)
가격은 15불전후였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납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집에서 좀 떨어진 와인가게에 2003년산 샤토 몽페라가 있다는 것 같습니다.
가격도 참하게 $15. 나중에 한번 가봐야지요~~ 흐흐